우미래 선생님: 꾸러기! 뭐가 또 맘에 안들어서 표정이 그러니?

꾸러기: 도대체 단어들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거예요? 신라인의 미소인가 하는 웃는 얼굴 기와가
수막새라면서요? 그냥 기와라고 할 것이지 왜 수막새라고 하는 거냐구요?

▲ 얼굴무늬수막새-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우미래선생님- 호호, 꾸러기가 싫어하는 학습을 시작해야겠구나.
   먼저 기와에는 암키와와 수키와가 있단다.

꾸러기- 아-니 기와가 결혼할 것도 아니면서 뭐하러 암수가 있어요?

우미래선생님- 결혼? 흠- 남녀가 함께 하는 것이 결혼이라면 기와도 결혼 한다고 해야겠지.
   암키와와 수키와가 서로 합쳐지면서 지붕을 덮는 거거든.

▲ 암키와와 수키와가 서로 어울린 지붕의 모습

우미래선생님-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양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여자가 있으면 남자가 있고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
   여기서 빛이나 남자나 하늘을 양이라고 하고 어둠이나 여자나 땅을 음이라고 한단다. 기와에도
   이런 생각이 들어가 있단다. 암키와는 마치 땅과 여자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넓고
   평평한 모습이지.

                                        




◀▲ 암키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키와는 마치
    하늘처럼 땅을 덮고 있는 둥근 모습이란다.

       ◀ 수키와

   암키와, 수키와, 암키와, 수키와....  이렇게 교대로 기와를 연결하게 되면 위에서 보았던 지붕의
   모습처럼 줄줄이 골이 패인 멋진 지붕의 모습이 된단다. 그러면 비가 올 때 빗물이 흘러 내리기
   에도 좋겠지?

꾸러기- 으휴- 다 좋은데 전 알아야할 이름이 많아지는 건 싫다구요.

우미래선생님-호호 그렇지만 꼭 외울 필요는 없단다. 이름 속에 뜻이 있으니까.
   꾸러기가 궁금해하던 수막새를 예로 들어보면 막새는 막새인데 수컷이라는 이야기잖아.
   새는 기와를 뜻하니 막새는 그야말로 막는 기와라는 뜻이지.

  ▲ 암막새
                               ▲ 수막새

꾸러기- 뭘 막는데요?

우미래선생님- 지붕의 처마 끝부분을 막는거지. 말하자면 지붕을 마무리한다고 할까.
   처마의 맨 끝에 놓여서 눈이나 빗물이 흘러내리기 쉽게 하고 기와 밑 흙과 나무로 된 부분으로
   물이 들어가지 못하게도 하는 것이란다. 뿐만아니라 아주 멋진 장식이 되기도 한단다.

꾸러기-기와로 장식을 한다구요?

우미래선생님- 그럼! 아주 멋진 장식이 되지. 우리 조상들은 막새 기와에 연꽃이나 도깨비 얼굴,
   혹은 사람 얼굴 등 다양한 문양을 넣어서 예쁘고 재미있게 만들었거든. 그런 기와가 처마 끝에
   조르르 꽂혀 있다고 생각하면 아름답지 않겠니?


꾸러기-흠~ 그렇긴 하겠네요. 그러니까 암막새는 수막새는 남자 막새 암막새는 여자 막새군요.

우미래선생님-그렇지! 사람만 짝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와도 짝이 있는거야. 꾸러기 너는 이름을 
   하나 더 말해주면 화 내겠지만 이런 막새기와를 와당이라고도 한단다. ㅋ ㅋ

꾸러기-으윽, 이렇다니까요.

우미래선생님-호호. 그런데 이런 막새의 문양도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느낌이 다르단다.
   삼국의 문양을 보면
    




◀ 고구려의 연꽃 문양은 무늬가 많이
튀어나오면서 꽃잎도 뾰족한 것이
고구려인의 기상을 느낄 수 있지 않니?

 


▶ 반면 백제의 것을 봐.
꽃잎이 부드럽고 
전체적으로 우아한 느낌이지?




◀ 신라는 아무래도 발전이 늦어서인지
전체적으로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했구나.



▶ 그러나 통일신라 때가 되면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어
낸단다.
 


▲▶ 고려 때도 눈무늬나 짐승무늬 등
다양한 문양이 조각되었지.
수막새 뿐 아니라 암막새에도 예쁜
조각이 들어가 자칫 무거워보일 수 있는
우리나라 지붕의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
했던 것이지.




   어때? 예쁘지?

꾸러기- 더 우울하네요.

우미래선생님- 아니, 어째서?

꾸러기- 하물며 기와도 짝이 있는데 어찌하여 나는 짝이 없는 건지... 선생님께서 보시기에도 
   제가 꽤 인기 있을 것 같지 않으세요? 

우미래선생님- 아....그게, 어머 내가 이럴 때가 아닌데 약속이 있는데 깜빡했다. 그럼 담에 보자.

꾸러기- 선생님! 대답을 해주시고 가야죠~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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