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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왕이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20. 18:46

초등 사회 6-1 민족을 다시 통일한 고려 / 중학 국사 신라의 동요와 후삼국의 형성

원성왕이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

                                                                                                         글  하늬바람~


785년은 혜공왕이 죽은 지 5년이 되던 해로 원성왕이 즉위 한 해입니다.
세상에 어느 왕이 왕이 되기까지 사연이 없었겠습니까만, 원성왕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아주 드라마틱할 뿐 아니라 신라 말기의 왕위를 둘러싼 피바람을 본격적으로 불러온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원성왕이 잠들어 있는 괘릉


혜공왕이 피살당하고 김양상이 왕(선덕왕)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사람은 김경신(金敬信)이었습니다. 그런데 선덕왕은 친족들의 이권을 챙기는 데만 급급하고 김경신의 눈치를 볼 뿐 소신 있게 정치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후계자도 없이 세상을 뜨게 되지요.


김경신이 왕이 되기 전 꿈을 꿉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머리에 썼던 두건을 벗고 흰 갓을 쓰고 손에 12현금(가야금)을 잡고 천관사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꿈이었지요. 꿈이 너무나 괴이하여 점쟁이를 불러 점을 치니, ‘두건을 벗는 것은 관직에서 쫓겨날 조짐이요, 12현금을 잡은 것은 칼을 쓸 조짐이요, 우물에 들어가는 것은 옥에 들어갈 조짐’이라고 하였어요.


김경신은 이 말을 듣고 몸조심을 하였지요. 그 때 아찬 여삼이 와 해몽을 하길 오히려 그 꿈은 길한 꿈으로 ‘두건을 벗는 것은 자기 윗자리에 사람이 없다는 듯이요, 흰 갓을 썼다는 것은 면류관을 쓸 조짐이요, 12현금을 들었다는 것은 12대 손자(원성왕은 내물왕의 12대 손이라 함)에게 왕위를 전한다는 조짐이요, 천관사 우물에 들어간 것은 대궐에 들어갈 조짐’이라 하였지요.


같은 꿈에 대한 해석이 어쩌면 이리도 다를까요? 결국 김경신은 꿈을 자신이 왕이 될 운명을 타고 난 쪽으로 받아들였지요. 아니, 어쩌면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당성을 믿게 하려는 의도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결국 선덕왕이 죽자 당시 누구나 태종무열왕계의 김주원이 왕위에 오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주원은 왕의 조카로 신하들의 추대를 받았지요.
그러나 서울(금성) 북쪽 20리 떨어진 곳에 있던 주원이 마침 큰비가 와 알천의 물을 건너지 못하니 이는 하늘이 주원이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하며 김경신 일파의 세력들이 먼저 김경신이 왕위를 계승하도록 합니다. 그러자 “비가 그쳐 국인(國人)들이 모두 만세를 불렀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 김경신은 상대등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 확실한 지지 기반을 가졌던 아주 치밀하고 야심찬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주원과의 권력투쟁에서 승리를 거둔 김경신이 제38대 원성왕입니다.


원성왕이 죽고 난 이후에도 역사에서 이와 같은 권력 투쟁은 되풀이됩니다. 지금까지도!
어떤 이는 자신에게 불리한 운명을 극복한 인물로 원성왕을 꼽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깃발을 꽂으면 왕이 되는 것일까요?
비록 지나간 역사의 한 토막이지만 곱씹어 보게 되는군요.

             원성왕을 지키고 있는 괘릉의 무인석 참 특이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