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사회 4-1 1. 우리 시.도의 모습 3) 우리 시.도의 달라진 모습


강화도 전등사 이야기

두번째- 대웅보전 처마 밑의 저여인은 누구?


글.  겨울사과




전등사 대웅보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조루를 지나야 합니다. 대조루는 전등사의 현판이 걸린  누각이랍니다. 대조루(對潮樓)는 ‘서해의 조수가 보인다’는 뜻으로 2층은 대웅전을 바라보며 의식을 치르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조루를 지나려면 건물 밑으로 통과해야 하는데, 보통 어른들의 키로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선 도저히 통과할 수가 없는 높이랍니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다 보면 혹시 자존심이 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존심을 갖고서는 부처님의 진리를 만날 수 없다고 하니 맘 상해하면 안 되겠죠?


대조루를 통과해서 들어가면 드디어 보물 제 178호인 전등사 대웅보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대웅보전은 조선 광해군 때인 1621년에 지어진 건물로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건축물 입니다. 하늘을 향해 날아갈 듯 치켜 올라간 지붕의 곡선과 안쪽에 지붕을 받치는 보에 장식되어 있는 용머리 모양, 불단위에 있는 화려한 닫집이 대웅보전의 아름다움을 증명이나 하듯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붕 밑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 대웅보전이 세상에 더욱 유명하게 된 것도 지붕 밑에 조각되어 있는 이것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는 벌거벗은 여자의 모습(나부상)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사찰을 수호하는 원숭이의모습 이라고도 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사람들이 ‘나부상’이라고 하는 것은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대웅보전 건립 공사를 맡고 있던 목수들 중 우두머리, 즉 도편수가 오랜 기간 산속에서 불사를 하던 중,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드나들었던 아랫마을의 주모와 깊은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도편수는 불사를 마치면 주모와 혼인할 생각으로, 공사를 하는 동안 번 돈을 주모에게 모두 맡기게되었답니다.  그런데 공사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주막으로 찾아가 보니, 주모는 맡겨둔 돈과 물건들을 모두 가지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답니다.


 
화가 나고 절망한 도편수는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한동안을 힘겨워 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대웅전 공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공사가 끝나갈 무렵 대웅전의 처마 네 군데에는 무거운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그 주모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여인상이 만들어졌습니다.

도편수가 자신을 배신한 주모가 대웅전 불경 소리를 듣고 착해지길 바라는 마음과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뜻에서 만들어 올렸다고 합니다. 

그 무거운 지붕을 받치고 추우나 더우나 벗은 몸으로 쪼그려 있어야 한다면 정말 큰 형벌이겠지요?

그러나 과연 욕심에 눈이 멀어 사랑을 배신한 여인을 징계하고자 한 마음 뿐이었을까요?

자신을 배신하고 도망간 여인이 대웅전에서 들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며 잘못을 참회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라는 도편수의 불교적 사랑과 염원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요?

그것이 나부상이든, 원숭이든 간에 대웅보전의 처마 밑을 바라볼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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