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문화 ․ 유적 알기- 중국
만리장성의 슬픈 전설
참세상
만리장성은 춘추 ․ 전국시대부터 북방의 나라들이 부분적으로 쌓았던 성벽이었습니다. 중국을 진시황이 통일하면서 각국의 성벽을 하나로 연결한 군사방어시설입니다. 만리장성은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으려는 이유로 쌓았습니다. 공사기간은 1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를 위해 30만의 군사와 수백만의 농민들이 동원되어야 했죠. 그 후에도 중국 역대 왕조들은 만리장성을 개수하였어요. 명나라 때는 200여 년 동안 18차례나 다시 쌓기를 반복하여 현재의 만리장성이 완성된 것입니다.
진시황제
이렇듯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만리장성은 명나라 때 만들어진 성벽입니다. 만리장성은 길이가 6,700k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건축물이죠. 만리장성은 적의 침입을 알리는 봉화대가 110m마다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벽돌 하나하나를 접착하여 쌓아 매우 견고하게 만들어졌죠.
만리장성의 모습
하지만 견고한 만리장성도 세월의 흐름을 막지 못하였습니다. 자연풍화 ․ 사막화의 진행 ․ 인공적인 파괴 등의 원인으로 전체 성벽 중 70% 정도가 완전히 파괴되었거나 사라졌다고 합니다. 특히 문화혁명 시기에 주변 농부들이 만리장성의 벽돌을 훔쳐 집을 짓거나 수리하는데 사용하면서 성벽의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습니다. 어쩌면 몇 십 년이 흐르면 우리는 만리장성을 역사책에서만 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리장성의 모습
만리장성 축조 상상도
거대한 건축물인 만리장성을 쌓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이 많았습니다. 만리장성에 쌓는 고단함과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들이 설화들로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다음은 '하룻밤 만에 만리장성을 쌓는다.'라는 말이 유래된 설화입니다.
어떤 사람이 산골 마을을 지나다 홀로 사는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죠. 그 여자는 남편이 있었지만 만리장성을 축조하는 노동자로 강제로 징용되어 혼자 남게 된 것이었습니다. 여자는 하룻밤을 바치는 대신 이 남자에게 자신의 편지를 남편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남자는 그 여자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공사 감독관이 그 남자를 잡아 성 쌓는 일을 대신 시키고 남편을 여자에게 돌려보내 주었답니다.
다른 설화는 맹강녀 전설입니다.
결혼한 지 3일째 되던 날, 맹강녀는 남편이 만리장성을 쌓는 인부로 차출되었어요. 그래서 북쪽으로 끌려갔어요. 남편은 오래지 않아 배고픔과 심한 노동으로 인하여 죽고 말았어요. 북쪽으로 끌려간 남편이 오랫동안 소식이 없자 맹강녀는 고향인 산시성 동관(潼關)에서 떠나 멀리 떨어진 만리장성 노역장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고생 끝에 남편이 일하는 노역장에 도착했지만 수천 명의 사람들 중에서 남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그녀는 남편을 애타게 찾았으나 끝내 남편이 쓰러져 만리장성 돌무지 어느 밑에 묻혔음을 알아냈죠. 너무도 슬픈 나머지 그녀는 만리장성 아래에서 며칠 낮밤을 통곡했답니다. 그녀의 통곡소리가 너무도 애달팠는지 하늘도 감동했어요. 하늘은 만리장성 800리가 허물어지게 해 남편의 시신이 모습을 드러내게 했어요. 남편의 모습을 보자 맹강녀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바다에 몸을
맹강녀
맹강녀가 죽게 되기 전에 있었던 다른 이야기도 있다. 그녀를 본 시황제는 뛰어난 미모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맹강녀는 남편의 시체를 찾아 장례를 치려주면 후궁으로 들어가겠노라고 약속했어요. 그러나 시황제가 그녀의 말대로 따르자 그녀는 그만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는 것이죠.
실제로 중국 허베이성 산하이관에는 맹강녀의 묘가 자리하고 있어요. 그 옆에는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만리장성을 바라보는 그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맹강녀 사당
일찍이 당태종은 '사람이 장성보다 낫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전쟁은 물리적인 방어보다 사람의 지혜로 막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외부의 적을 막아내고 나라를 지키고자 지어진 만리장성이라지만 정작 전쟁보다 더 큰 고통과 짐을 사람들에게 안겨주게 되었던 것이죠.
만리장성은 위대한 건축물입니다. 동시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는 유산입니다. 당시 황제와 국가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많은 고통과 슬픔의 나날들을 보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