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동그라미
요즘 4대강 사업으로 온 나라의 혈관이 이리저리 막히고 있습니다.
잘 흐르는 물길에 보를 만들어 동맥경화 환자를 만들고 있네요.
지난 주에 여주 신륵사에 갔다가 맑은 남한강의 물길사이에 흙길이 만들어지고 승용차가 떡하니 서 있는것을 봤습니다.
                    <사진이 없어서 토마스 아저씨네 블로그에서 빌렸어요^^>

지난 해에는 어떤 단체들이 남한강에서 황포돛배를 타고  4대강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였다합니다. 한편 올해는 연이어 모든 종교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이 남한강을 찾아 4대강사업 반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정 반대의 일들이 일어날까요?
결국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요.

옛 사람들은 말없는 자연과 어떻게 소통 했을까요?
과학의 극치라고 일컬어지는 석굴암과 해인사 대장경판전에서 극과 극으로 표현되는 옛사람의 소통의 지혜를 배워봅니다.

아래 사진은 대장경이 있어 법보 사찰이 된 해인사 대장경판전입니다.

판전 벽면의 아래위로 나무살창이 2단으로 있습니다. 그런데 창의 아래 위 크기가 달라요.
그리고 맞은 편의 벽에도 2단의 살창이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아래 위의 크기가 '반대편과 다르게' 되어있는것을 눈치채셨나요?

이러한 형태의 창문을 가진 조선시대 창고가  고려시대의 나무 목판을 지금까지 보관할 수 있는 묘법이랍니다.

묘법이라고는 하지만 단순하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살려준것 뿐이라는 것에 더 놀라게 됩니다.  뒷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계곡바람이 창을 높은 부분을 통해 자연스럽게 건축물 안으로 끌어들였네요. 덕분에 갇힌 공간 안에서 바깥과 다른 온도차이에서 발생되는 습기가 바람결에 날아가 버립니다. 제역활을 다한 바람은 다시 아래창의 넓은 부분을 통해 바람의 고향인 하늘로 돌아갑니다.
 이렇듯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폐쇠적 건축물이지만 자연과의 소통 즉, 공존의 격높은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덕분에 습기에 약한 나무 목판이 다른 여러가지 옛사람의 지혜로운 대처와 함께 하면서 천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남아있을수 있게 되었지요.


판전이 자연스러운 소통이라면 석굴암은 극과 극으로 표현된 소통입니다.

통일신라시대 과학 기술의 최고봉인 석굴암 옛 사진입니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불교의 고향 인도의 석굴사원을 이 땅에 그대로 재현하고 싶었겠지요. 하지만 단단한 화강암때문에 인공석굴을 만들수 밖에 없었던 통일신라시대의 최고기술자들은 습기차는 동굴 속을 이열치열이 아닌 이냉치냉의 극적기법으로 쾌적한 상태로 유지했습니다.
굴 아래쪽으로 물길을 만들어 토암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계곡물이 동굴안의 높은 온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습기로 발생되는 결로현상을 잡아준것이지요.

요즘사람들은 자연을 죽어있는 것이라 생각해서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 시대의 과학의 힘만으로 밀어붙여서 저렇게 처참한 몰골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현재의 석굴암은 기계에 의해 숨을 쉬고 있는 중환자의 모습으로 갇혀있습니다만 그 생명이 언제까지 연장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옛것이 촌스럽고 미개하다며 밀어놓지 말고, 너보다 내가 낫다는 이기심도 버리고, 우리모두 서로를 위해 소통하여 서로성장하는 좋은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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