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의 기원을 찾아서...

                                                                                                           글. 동그라미


여러분은 "일본"하면 어떤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리에 긴 칼을 찬 '사무라이'가 아닌가 합니다.

저 또한 궁금한 마음에 농업국가였던 일본에서 어떻게 '사무라이' 라고 하는 무사가 권력의 중심이 되어 몇 백년 동안 일본을 다스릴 수 있었는지를 찾아보았습니다.

'군인'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군사' 또는 '병사'라고 합니다. 한문으로 軍士, 兵士입니다. 그 중에서 병()자의 일본어 발음은 "쓰와모노"입니다.

                                               

쓰와모노란 '전쟁에 사용하는 무기'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쓰와모노는 '무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 '무기를 가지고 전쟁에 참가하는 사람', '전투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 '병사'를 뜻하게 됩니다.

직업 군인에 해당하는 쓰와모노는 자신이 어떤 곳에 소속했느냐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집니다. 황실과 조정 등의 공적인 기구의 공무원이 되면 '무사(武士)'라고 불렸으며, 귀족 등에게 개인적으로 고용되어 귀족의 경호원 등으로 일하게 되면 '사무라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병사인 쓰와모노를 무사라고 부르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왜 시()자를 써서 사무라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요?

조선시대의 예를 들자면 궁궐 안에서 임금님을 비롯한 왕실가족의 비서역할을 했던 수염 없는 환관 아저씨를 '내시(內侍)'라고 불렀습니다. 중전이나 후궁들을 도와주던 여자 비서인 '시녀(侍女)'들도 있지요. 궁궐 안에서 왕실사람들의 심부름을 하기위해 대기하던 사람들에게 '시()'자를 사용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일본에서의 사무라이 역할을 이해하기가 훨씬 더 쉽겠지요.

사무라이라는 말은 '섬기다'라는 뜻의 '사부라후(侍hu)'라는 동사가 명사로 바뀐 말로, '신분이 높은 사람의 곁에서 시중을 드는 부하'라는 뜻이랍니다. 고귀한 신분의 귀족을 지키기 위해 곁에서 항상 대기하는 사람, 다시 말해 귀족을 경호하는 개인 보디가드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농업사회에서 칼 찬 무사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각 지역에 귀족들의 장원이 생겨나면서 자신들의 장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의 힘센 호족들을 부하로 삼아 작은 권력을 주면서 장원의 지킴이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그러한 지방의 일개 무사들이 일본 사회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은 나라시대 이후 북방 이민족인 에미시에 대한 정벌 정책이 시작되면서입니다.

나라시대 황실의 지배력은 아직도 약하여서 나라를 중심으로 한 지금의 간사이 지역에만 해당할 뿐 남, 북으로는 여전히 이민족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특히 동북지역의 거친 이민족을 '황실에 복종하지 않는 이민족'이란 뜻으로 '에미시(에조)'라고 불렀습니다.

황실은 그들과 잦은 전투를 치르는 동안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라는 무사에게 '정이대장군(이민족을 정벌하러 가는 대장군)'이라는 임시 관직을 주고 파견하여 승리를 얻기도 했습니다.


황실에서는 에미시를 방어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으로 동북지방 일대(현재 아오모리현, 이와테현)에 진수부라는 군사기구를 설치하였습니다. 진수부의 군사들은 잔인한 북방이민족인 에미시와의 잦은 전투로 단련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강력하고 용감하며 거친 무사들로 변모해 갔습니다.

이러한 무사들을 쉽게 남의 명령을 잘 듣지 않기 때문에 황실에서는 그들을 다스리기 위해 천황의 자손으로 미나모토(겐,), 다이라(헤이,) 라는 성()을 하사 받은 최고의 신분을 가진 황족들을 진수부의 장군으로 임명하였습니다.

특히 간무 천황이나 세이와 천황의 후손들의 일부는 임기가 끝난 뒤에도 수도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수도로 돌아가서 눈치를 보며 사는 것 보다는 그동안 진수부에서 다져놓은 세력과 황족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었지요.

그들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종의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지방 호족들 위에서 그 지역의 왕처럼 세력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황족이나 귀족으로서 스스로 무사가 된 이러한 사람들을 '군사 귀족'이라고 합니다.


그 후 황실에서 후계자문제로 다툼이 일어나자 황실은 그들 군사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어 드디어 수도의 궁궐에 까지 들어오게 된답니다. 권력의 맛을 본 사람은 어디에서나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을 숨길수가 없었어요. 무사신분으로는 처음으로 '미나모토 요리토모'가 가마쿠라에 무사들의 정부인 '막부'를 열고 쇼군(정이대장군의 줄임말)이 되어 일본의 권력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천황의 일본에서 이제 천황은 그림자처럼 뒤로 물러나게 되고 실질적인 권력은 쇼군이 잡게 되는 '한 국가 두 정부 체제'가 시작 된 것입니다.


이후 무로마치막부를 거쳐 무사들이 권력다툼이 100여 년 동안 계속되는 센코쿠(전국)시대가 되면 무사들의 전체적인 위상은 더 이상 귀족들의 경호원이나 시중드는 역할에서 벗어나 신분상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하게 됩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임진왜란을 일으켜 우리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그도 처음에는 '아시가루'라고 하는 인간 취급도 못 받는 최하위 무사계급으로 시작했지만 센코쿠 시대를 지나면서 힘을 키워 결국 전국을 통일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지요. 수백년을 이어오던 막부의 권력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를 끝으로 다시 천황에게 돌려졌답니다.


지방에서 귀족 장원의 문지기나 사설 경비원으로서 목숨을 부지하던 일개 사무라이에서 일본 최고 실권자의 자리까지 차지한 일본 무사의 성장을 보면서 문득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당선자를 생각합니다. 그 옛날 노예로 팔려와서 '사람'이 아닌 '말 알아듣는 물건'으로 취급받으며 비참하게 죽어갔던 흑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백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그 나라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돌고 도는 역사의 흐름을 보면서 역시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며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사람은 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먼 미래를 보며 사는 눈을 키워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더 밝은 내일을 향하여 오늘도 행복하게 파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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