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사회 5-1  2.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활  2)우리 조상들이 즐긴 음식



세시음식 이야기


- 두 번째 : 화전(花煎)




글: 겨울사과




▶ 남산한옥마을 삼월 삼짇날 한마당 속으로 

지난 일요일(3월 29일)은 음력 3월3일, 바로 삼월 삼짇날이었습니다.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온다는 날이지요.

남산한옥마을에서 삼월삼짇날 행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나섰습니다.

코끝으로 스치는 바람은 이미 봄내음을 가득담고 있고, 여기저기 피어있는
진달래, 매화, 개나리, 목련등 봄꽃들은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커다란 전통마당으로 들어서니 진달래꽃전을 부칠 준비가 한창입니다.
올라오면서 보았던
연분홍 진달래 꽃잎들이 어느새 둥그런 채반에
다소곳이 올라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예쁜 꽃잎을 떠나가는 님을 위해 말없이 뿌려 놓은 심정은 무엇이었
을까
잠깐 딴생각에 잠겨보기도 했습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열심히 화전을 부쳐댑니다. 
아이들이 데일까봐
조바심 내는 엄마, 아빠들의 모습도 정겹습니다.



▶ 삼월 삼짇날은 어떤 날일까요?

삼월 삼짇날은 봄기운이 약동하는 계절로 봄을 대표하는 명절입니다.
음력 3월이면 추위를 피해 강남으로 갔던 제비도 돌아오고 나비도 나타
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사람들은 작년에 제비가 지어 놓은 제비집을 고쳐 주며
제비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또 야산에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진달래를 눈으로만 보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나 봅니다.

지천으로 핀 진달래꽃을 음식 재료로 삼아 꽃전을 만들어 드신 것을 보면
말입니다.

진달래 화전을 부쳐서 제일먼저 조상의 사당에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 뒤 평소에 거의 외출을 하지 못한 여인들은 꽃피고 새 우는 좋은
계절을 조금이나마 즐기고자 가까운 야산으로 봄 소풍을 갔답니다.

이 봄 소풍을 ‘화전놀이’라고 불렀습니다.

여인들은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핀 시냇가에서 솥뚜껑이나 옛날 프라이팬
이라고 할  수 있는 번철을 돌 위에 걸쳐 놓고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었습니다.

조선 시대의 시인 임제는 화전놀이 장면을 이렇게 시로 읊고 있습니다.

작은 시냇가에서 솥뚜껑을 돌에다 받쳐
흰 가루와 맑은 기름으로 진달래꽃 지지네.
젓가락 집어 들고 부쳐 놓은 떡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감돌아 일 년 봄빛을 뱃속에 전하네.


찹쌀 반죽에 꽃을 얹어 기름에 지져서 달콤한 꿀을 살짝 곁들여 먹는 화전
으로 봄을
마음속에 꼭꼭 간직해 둔듯 합니다.





▶ 화전은 진달래로만 만들었을까요?

화전에는 진달래꽃만 넣는 것이 아니라 계절마다 좋은 꽃을 넣었습니다.
봄에는 분홍빛 진달래로, 여름에는 붉은 장미나 맨드라미로, 가을 중양절
에는 노란 국화로 화전을 만들었습니
다.

꽃이 없는 겨울에도 붉은 마른 대추와 까만 석이버섯을 오려 떡 위에
꽃처럼 붙인 화전을 만들었습니다.




▶ 궁중에서의 화전놀이

조선 말기에는 궁중에서도 화전놀이를 했습니다.

궁녀들은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에 나가서 진달래꽃을 따 화전을 부쳐
먹으며 놀았습니다.  임금님도 행차하셨다고 합니다.

또 나라에서 노인잔치를 열어 노인들도 봄기운을 한껏 즐기게 했답니다.



▶ 눈부신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삼짇날은 지났지만 진달래가 다 지기 전에 조상들의 멋을 한번 느껴보면
어떨까요?

일단 향기로운 진달래 화전을 부쳐야겠죠?

그런 다음 붉은 오미자 물에 꿀을 조금 타서 진달래꽃을 동동 띄운 오미자
화채를 곁들이고, 그 다음은...훌쩍 지나가 버릴 봄을 마음속에 조금이나마
잡아두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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