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사회 5-1 2.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활 2)우리 조상들이 즐긴 음식


세시음식 이야기

- 첫 번째: 동지팥죽


글: 겨울사과






요즘에도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먹는 사람들이
많지요. 직접 쑤어 먹거나 아니면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죽 전문점에서 사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동짓날에는 팥죽을 먹는 걸까요?

동지(冬至)에 먹는 팥죽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첫째는 새해맞이의 의미입니다. 음양론에 비추어서 볼 때, 동지는 1년중 밤이 가장 긴 날로 음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이 지나면 태양의 기운이 소생하여 양의 기운이 시작된다고 해서 이날을 한해의 시작으로 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조상들은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또한 이날 태양빛의 붉은 색을 닮은 팥으로 팥죽을 쑤고 자기 나이 수만큼 새알심을  넣어서 먹으면 한 살을 더 먹게 된다고 생각했답니다.

두 번째는 팥죽이 나쁜 귀신을 몰아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중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옛날 중국 진나라에 공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말썽만 피우는 골칫덩어리 아들이 하나 있었어요. 공공 씨는 그 아들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하게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동짓날 그 공공 씨의 말썽쟁이 아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공공 씨와 식구들은 아들의 죽음을 몹시 슬퍼했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어요. 동짓날 죽은 말썽쟁이 아들이 역질을 옮기는 역질 귀신이 된 거예요. ‘역질’은 천연두라는 무서운 병인데 지금은 예방주사만 맞으면 걸리지도 않는 병이지만, 옛날에는 마을에 역질이 돌면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꼼짝없이 앓다가 죽어버리곤 하는 아주 무서운 전염병이었습니다.

공공 씨는 아들의 넋이 역질 귀신이 된 것을 알고는 아들이 생전에 무엇을 무서워하고 싫어했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그러자 아들이 생전에 ‘팥’을 무서워했다는 것이 떠올랐어요. 그길로 팥죽을 쑤어 대문간과 마당 구석구석에 뿌렸지요. 그랬더니 정말로 역질 귀신이 된 아들이 집 앞에 와서는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멀리 달아나 버리고 말았답니다. 그날 이후로 사람들은 해마다 동짓날이 되면 역질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서 팥죽을 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정말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팥죽은 귀신을 몰아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여러 책에 쓰여 전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왜 귀신들이 팥을 무서워한다고 생각했을까요?


팥은 곡식들 중에서도 유난히 붉은 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붉다’는 말은 원래 ‘밝다’는 말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귀신은 밝은 것, 즉 붉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색이 있을 때 달아나거나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귀신을 쫓을 땐 붉은 것을 대문에 걸어 두거나 붉은 색을 칠하곤 했던 것이지요. 남자 아기를 낳았을 때 대문 앞에 걸어두던 금줄에 걸린 고추, 앞뜰에 심어 놓았던 붉은 맨드라미나 봉숭아꽃, 소녀들의 손톱에 붉게 물들였던 봉숭아꽃물, 아기들의 백일이나 돌때 만들었던 수수팥떡등 이 모두가 귀신을 몰아낸다는 뜻이 담긴 풍습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아참 그런데 동짓날에도 팥죽을 쑤어먹지 않는 때가 있는데 바로 ‘애동지’ 때랍니다. 동지는 주로 음력 11월 안에 들게 되는데, 만약 11월 10일 이전에 들면 애동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때 팥죽을 쑤어 먹으면 아이들에게 나쁘다고 생각해서 음력 11월 중순 이후에 든 동지 때에만 팥죽을 쑤어 먹었다고 합니다.

 만약 동짓날 팥죽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귀신을 막지 못할 뿐만 아니라 쉽게 늙는다고 해요. 또 잔병도 많이 생겨서 일년 내내 몸이 불편해진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동짓날 팥죽을 먹는 풍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인가 봅니다.

올해부터는 동짓날 팥죽을 꼬~옥 챙겨먹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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