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미래 또래 <그리스의 신과 인간>전에 가다 (1)
신화와 아름다운 조각에 빠져본 그리스 여행 - 신의 세계






오늘은 이대부속초등 4학년 또래 모둠이 <그리스의 신과 인간>전에 가는 날!
더위가 빨리 찾아온 6월이지만, 저녁 6시 30분을 넘긴 시간인지라, 국립중앙박물관의
널찍한 광장은 왠지 시원한 느낌마저 드네요.


▲ 마르지 않는 샘물같이 시원하게 쏟아지는 전향이 선생님의 강의가 시작됐어요.

대영박물관에서 나들이 온 그리스 유물들, 대부분의 조각품들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로마 시대에 복제된 것이에요. 로마 사람들은 그리스의 조각상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빠져서 주로 대리석으로 똑같이 복제했어요.

그렇다 해도 이 유물들이 어째서 영국에서 왔을까요? 그것은 그리스가 마케도니아 제국을
끝으로 19세기에 오스만 투르크(터키)로부터 독립할 때까지 로마를 비롯해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았고, 영국 같은 힘센 나라들의 간섭을 받았기 때문이겠죠.
(우리 외규장각 도서들이 프랑스 도서관에 가 있는 게 떠오르면서 울컥~)

그래도 서양 문명의 바탕에는 다 그리스 문화가 깔려 있으니 ‘문화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지중해 크레타 문명~미케네 문명~ 암흑기- 폴리스의 등장~ 아테네 민주정의 수립과 페르시아 전쟁~ 알렉산드로스 제국까지 그리스 역사도 간단히 훑어보네요. 우리보다 청동기 시대가
좀 앞섰군요.
자, 이제 그리스 신들을 만나 볼까요?

  


어느 게 클까요?

당연히 제우스 신전의 청동상이 크지요. 13미터에 금과 상아로 번쩍번쩍 꾸며져 있던 동상
(피디아스가 만들었다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이 없어지고 그것과 거의 똑같이 만든
게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
23.6센티미터니까 음, 비교가 안 되지만 치켜뜬 두 눈에서 광선이 “쏴아” 쏟아질 것
같아요. 우리가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 전기 쥐 피카츄도 가장 높은 레벨에선 번개를 쏘죠.
이미 제우스는 그 오래 전에 번개가 가장 센 무기인 것을 실천하였답니다.
오른손엔 지팡이(왕홀), 왼손에 번개~

 ◀ 디오니소스상

남자예요, 여자예요?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디오니소스예요. 헬레니즘 시대엔 남자 신도 이렇게 여성스럽게
부드럽게 조각했어요. 슬쩍 뒤로 돌아가 뒤태를 보셔요. 봉긋봉긋 엉덩이가
'정말 남자 맞아?'하고 묻게 되더라고요.

디오니소스가 내려다보고 있는 것은 사람처럼 표현했지만 포도나무랍니다.
포도주의 신이라 술에 취한 듯~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신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디오니소스는 아테나만큼이나 특이하게 아버지 허벅지에서 태어났지요.
어머니 세멜레는 헤라의 부추김에 제우스에게 정말 제우스가 맞는지 본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지요. 해서 제우스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자 인간인 세멜레는 그만 번개와 벼락에
타버리고 맙니다.
제우스가 세멜레의 뱃속에 있던 디오니소스를 꺼내 주어 새 생명이 빛을 볼 수 있었죠.
정말 제우스는 못 말리는 바람둥이! 귀가 얇아 의심을 품게 되는 인간(세멜레)의
어리석음을 탓해야 할까요?

하지만 여러 이야기 중에서 디오니소스가 아테네의 처녀 에리고네를 사랑해서 장인인 이카리오스에게 포도 재배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게 재미있어요. 장인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디오니소스가 귀엽지 않나요?

 

▲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상

언제 봐도 아름다운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이 테라코타상은 로마 복제품이 아닌 그리스 제입니다. 청동이 아닌 흙으로 구운 것인데도
몸매를 드러내주는 겹겹의 옷 주름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네요.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우리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잘은 모르겠지만‘사랑’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에로스와 나비처럼 아름다운 프쉬케(psyche)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지요.
사랑의 마음이 단단하지 못하고 의심이 깃들면 사랑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줘요.
에로스를 다시 만나기 위해 프쉬케가 아프로디테가 시키는 일을 할 때는 똑 ‘콩쥐 팥쥐’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요.

 ◀ 헤라클레스 두상

정말 남자답게 생긴 헤라클레스

그리스 남자답게 생겼어요. 용맹스러우면서도 고뇌에 찬 낯빛입니다.
확실히 신도 아니고 확실히 인간도 아니라는 것은 고독한 일입니다.
그가 헤라의 저주로 사람을 미치게 하는 기운을 받아 아내와 자식들이 사자와 하이에나인
줄 알고 죽였을 때는 죄책감에 몹시 괴로워했겠지요? 꼬인 운명에 맞서야 하는 사람의
슬픈 얼굴이네요. 꼬불꼬불한 수염 한 올 한 올과 꾹 다문 섬세한 입술도 감상해 봐요. 

 ◀ 네메아의 사자(도기)

네메아의 사자쯤이야!?

헤라클레스에게 떨어진 델포이의 신탁은, 치졸하고 어리석은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가
시키는 일 12가지 과업을 해내면 죄를 씻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으랏차차차" 헤라클레스가 불사조나 다름없는 네메아의 사자를 맨손으로 조르고 있습니다.
사자 가죽을 벗기는데 어찌나 질기든지 어떤 칼로도 안 되어 사자의 발톱을 뽑아 마침내
벗길 수 있었다죠? 아테나 여신이 옆에서 “잘해라! 잘해라!” 응원하네요.

헤라클레스는 힘이 세서, 어려운 과제를 잘 해결해서 신이 될 수 있었을까요?
아마 그가 끝까지 고통을 피하지 않고 참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스핑크스

무서운 스핑크스가 맞나요?

석판 바닥에 머리를 찧고 죽었다는 스핑크스는 차라리 아름답네요!
사티로스나 판처럼 흉측하게 생기지 않았어요. 테베로 가는 길목의 피키온 산의 신전 기둥에
앉아 수수께끼를 내어 못 맞히는 테베 남자들을 다 목 졸라 죽였다는 신화의 주인공 같지
않죠?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달리 얼굴은 여자, 가슴도 여자, 몸은 사자랍니다.
날개를 보셔요. 독수리의 것이라는 활짝 펼친 날개는 가까이 보면 섬세한 조각이 투명하게
느껴집니다. 날아오를 듯 발톱 끝에 잔뜩 들어간 힘도 느껴집니다.

리들이 즐겨 읽던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이 여기저기…….
그리스 사람들이 조각하고 그린 신들이 우리 사람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신기하고
신기하네요.
이제 그리스 사람들의 세계로 발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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