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동그라미
 
천안함으로 젊은 우리의 친구들을 잃어버린 가슴아픈 4월이 아무런 해명도 없이 지나가고 푸른 5월을 맞이했습니다.


우리의 바다를 지켜주었던 해신,  이순신장군께서도 후배들의 참담한 죽음에 참으로 가슴아파하셨을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는 목숨걸고 나라를 지켰던 이순신장군의 용감하고 뛰어난 용별술과 희생정신보다 먹거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지경이어서 속 상합니다.

"우리가 먼저 아닌교"
"쪼까 빨리 낸 게 대수다요"
"고향써 드신 게 원조인겨"

경남 통영, 전남 여수, 충남 아산의 삼개국 사투리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전쟁중에 이순신장군이 즐겨 드셨다는 밥상에 대해 장군의 연고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순신 밥상'을 주제로 하는 '식당'출시경쟁입니다.

한산대첩의 격전지 한산도 견내량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경남도에서는 이순신 프로젝트팀까지 만들어서 이순신 밥상을 파는 식당을 차렸습니다.
여수시 또한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께서 거북선을 만들었다는 학동을 비롯하여 4곳에 이순신관련 식당을 연다네요.
충남은 이순신 장군이 어릴적 성장지역이라며 고향 연고권을 주장합니다.
모두다 개인이 아니라 각 도에서 준비하면서 서로 으르릉거리고 있네요.

최근의 막걸리 유행때문인지 이순신 밥상에 이어 이순신 막걸리까지 나오다고 합니다. 경상남도는 이미 3월에 이순신 막걸리를 상표등록까지 마쳤다네요.

전쟁 중의 군인과 밥상, 그리고 술...
사진이 흔들려버려서 함께 올리지는 못했지만 화려하게 복원해놓은 밥상들을 보면서 아무리 취지는 좋다지만 뭔가 조금 아쉬운 맘이 들었습니다.

여수에는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진남관이 있습니다.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왜구들을 향해 한치의 틈도 허용치 않았던 이순신장군의 서슬퍼런 눈빛을 느끼게 하는 삼군수군통제영 진해루가 있던 진남관, 후에 전라좌수영이 된 웅장한 건축물입니다. 이렇게 우리수군의 기상을 알리수 있는 곳도 많건만... 하는 아쉬움입니다.

하지만 이 세곳을 지나다가 이순신 식당이 보이면 자기도 모르게 발길을 옮기겠지요.
왜냐?
우리는 그의 기상을 밥으로나마 느끼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신에 밥만 홀라당 먹고 돌아나오지 말고 이순신장군의 절절한 애국의 숨결이 살아있는 유적지들도 꼭 들러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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