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왕, 세계를 품다.2

재미있는 역사,문화/Hi, History 2009. 3. 26. 14:06

6학년 1학기 사회 p11

장수왕2

참세상

4세기 이후 고구려도 점차 영토가 확대되고 국력이 신장되면서 주변 국가와의 외교가 중요해졌어요. 대외관계로 활발히 펼쳐나간 사람이 장수왕이었답니다. 그동안 한족, 유목세력과 끊임없이 충돌했던 기존 대외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그들과의 협력, 공존을 모색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고구려는 여러 국가와 다중적인 외교관계를 맺어 균형과 견제라는 독특한 국제질서를 만들어냈어요, 결코 굴욕적이거나 의존적이지 않은 주체적인 균형이었어요, 이와 같은 균형과 견제의 외교술로 만들어낸 것이 ‘고구려의 평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저총 씨름도

장수왕이 왕이 될 무렵, 고구려의 주변정세는 그리 좋지 않았어요. 북위라는 나라가 북중국을 통일하고 세력을 떨쳐 고구려를 압박하고 있었어요. 남쪽의 백제는 신라와 가야 그리고 바다 건너 왜와 연결하여 광개토왕 때의 패배를 복수하기 위해 노리고 있었죠.

장수왕은 우세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요동지역과 백제를 압박해나갔어요,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시켰어요. 그리고 제국 간의 세력균형외교를 통해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재편하고자 시도했죠.

평양성 지도

우선 중국과 싸움을 벌였던 아버지와 달리 장수왕은 남쪽으로 진출했어요. 수도를 국내성에서 남쪽의 평양성으로 옮기고. 백제를 압박했어요. 장수왕은 강대한 중국 및 유목 세력과의 소모적인 쟁투보다는 그들과의 공존을 모색하여 그들로부터 한반도와 만주에서의 세력권을 인정받으려 한 것이죠. 이것은 고구려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이기도 했어요. 이러한 남진 정책은 중국세력의 동진이라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어요. 실제로 북중국을 제패한 선비족의 북위는 고구려를 압박하기 시작했죠. 백제와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던 고구려에게 북위의 압박은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였죠.

장수왕은 북위에 먼저 사신을 보냈어요. 북위의 정확한 생각을 미리 알려했던 것이죠. 북위와의 외교관계를 맺은 것은 당시 국제질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외교 전략의 일부였답니다. 즉, 북중국의 강자인 북위와의 충돌을 피하고 그들의 침략을 예방할 목적이었던 것이죠. 이렇듯 장수왕은 중국과의 소모적인 전쟁은 피했어요. 중국에 굴복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도 단호히 대처할 줄 아는 행동가였어요.

5세기 동북이 국제 정세

북위가 북연을 침략하자, 직접적 위협이 아님에도 고구려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한 장수왕은 신속하고도 즉각적으로 북연 문제에 개입하게 됩니다. 북연의 수도 용성을 사이를 두고 북위와 고구려의 대군이 대치하게 되죠, 이 광경은 우리 역사에서 보기 드문 극적인 연출이었습니다. 고구려군은 북연 내부의 분열로 성문이 열리자, 신속히 용성으로 쳐들어갔어요. 북위군은 고구려군의 용성 진입에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못했어요. 북위의 병사들은 단지 텅 빈 성곽만 차지한 채, 돌아가는 고구려군의 행렬을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었어요. 이렇듯 장수왕은 외교에 중점을 두면서도 고구려의 이익과 직결된다면 분연히 일어 설 줄 아는 지도자였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은 북위와의 외교적 교섭에 담겨있는 진실을 알게 해줍니다. 장수왕의 북위와의 외교교섭이 굴욕적인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죠. 고구려의 이익과 맞아떨어진 결과였어요. 북위도 고구려와의 외교관계 수립이 국경의 방어에 필수적이었어요. 그리고 적대적이었던 북방의 유목 민족과 대결을 하고 있던 북위는 고구려와의 원만한 관계는 당연한 것이었죠. 고구려는 중국의 무력 및 외교적 압력에 맞서 자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어요.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를 정확하게 읽어낸 이를 이용한 장수왕의 외교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