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얀 동그라미

중앙박물관 1층 긴 복도의 이름이 '역사의 길'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곳에는 지금 아름다운 한옥이 두꺼운 흙옷을 벗은채 나무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전시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목조건축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한 전시를 하네요.
마침 들른 날(3월 23일)부터 6월 27일까지 전시가 된다고 합니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목조건축의 속살을 볼수있어서 좋을 뿐만 아니라 목조 건축의
최고
달인이신 대목장 신응수님의 작품을 볼수 있어서 더 행복했습니다.

광화문을 10/1로 하여 만든 그의 작품입니다.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집이 나오기까지 인간은 어떤 경로를 거치며 이
아름다운 건축의 세계에 도달할수 있었을까요?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으로 이 시대에 와서 재로 변한 숭례문의 모습도 있습니다.


구석기 시대, 추운 자연환경과 무서운 짐승으로 부터 인간의 나약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찾아든 곳은 바로 동굴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격해 오는 동물들을 두려움에 떨게할 
불을
손에 쥔 사람들은 드디어 손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강가로 내려오면서 집을 짓게
되지요.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정착생활을 하면서 제법 단단하게 지은 움집입니다.



바닥을 움푹파고 중간 화덕에 불을 피웠습니다. 밤중에 침입할지도 모를 동물들을
막아내기 위해서 남쪽으로 향한 출입구는 아주 좁아요.


청동기시대가 되면 이렇게 집 짓는 기술이 좋아지네요.
모 지붕이 아니라 지붕을 길게 빼서 집의 공간이 넓어졌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이때의
기술이 현재까지 이어졌네요.


삼국시대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을 보면서 그 시대 사람들의 집 모양을 떠올립니다.


이층구조의 집은 당시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했던 곡식을 저장하는 집입니다.


이렇게 단순했던 집 형태가 조선에 와서는 최고의 목조건축을 자랑합니다.


물론 고려에서도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 형태를 찾아볼수 없음이
안타까울뿐입니다.

집의 모양과 규모가 달라지는 가운데 움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그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요? 그리고 화려한 장식으로 장엄하게 지어진 기와집에서는 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요? 집의 모양도 달라지지만 그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꿈과 바램도 전혀 달랐겠지요...

여름방학 전에 전시가 끝나니까 한가한 틈을 이용해서 꼭 한번 들러
보세요.
두꺼운 흙벽과 무거운 기와 속에 숨겨진 우리의 한옥건축물과 함께 집의 발전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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