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동그라미

우리의 아름다운 옛마을, 물돌이동의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답사로 행사로 참 많이도 다녔던 곳인데 세계인의 유산이 되었다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하회마을을 지키고 있는 병산 : 병산서원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병산>

조용한 하회마을에 덩더쿵 덩더쿵 살아움직이는 것이 있어 소리를 따라가면 
바로 탈춤과 만나게 됩니다.

마을의 나쁜기운을 쫒기위해 치르던 별신굿에 딸려있던 하회탈춤은
보는 사람의 어깨를 절로 흔들게 하고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세상에 떠밀려 미쳐 웃어보지 못했던
박장대소를 마음껏 끄집어 냅니다.

특히나 사람들이 자지러지는 것은
하회탈춤의 마스코트라해도 과언이 아닌 이메탈이 나왔을때입니다.

덜떨어진 이메에게 달려드는 초랭이를 향해
"와이라노 임마야~" 하는 한마디에 모두들 뒤집어 집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졌다는 하회탈춤에는 양반, 선비, 스님 등등 최상위층 신분과 함께
그들 고위층신분을 지탱하게 해 주는 아랫것들과 여인네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탈춤의 놀이꾼은 고위층이 아닌 일반 아랫것들이지요.

부자주인댁의 머슴으로 일년을 허리필 틈도 없이 살지만
논의 풀뽑기가 끝난 휴식기나 설에는
그들을 위한 주인댁의 특별한 배려가 내려집니다.

일년동안 이런 저런 불만을 품고 살아온 머슴들이 이날 만큼은
속에 든 얘기를 다 풀어놓고
신명나게 놀면서
스트레스를 확 풀어버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불만이 주인댁으로 돌아오지 않을테고
누구에게나 일만하고 누리는 순간이 없는 삶은 큰 비극이니까요.

노는것 중에서 남 흉보면서 노는것만큼 재미있는게 있을라구요.
더구나 평소에는 오를 수 없는 나무, 윗전 흉인데요.

일년내내 그들의 덕을 본 주인댁은 그들에게 주인의 모습을 한 탈을 쓰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신명나게 놀 수 있는 하루를 허락합니다.

일종의 야자타임이자, 역할놀이입니다.
탈을 쓴 사람이 무슨말을 하든지 무슨 흉을 보던지 오직 탈놀이 안에서는 모든 것이
허락 되었습니다.


늙고 가난한 노파의 하소연에서 무식한 선비와 허세부리는 양반,
그리고 수도승의 파계모습까지...



일과 잔소리에 일년내내 지쳐있던 몸과 마음은 주인댁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가슴속까지 시원해졌을것입니다.
온 몸을 흔들며 신명나는 놀이판에서 평소 나를 부리던 주인행세까지 하니
그 얼마나 신났을까요?


국보로 지정된 하회탈 진품 중 초랭이탈입니다.

양반과 선비, 수도승을 향해 일갈을 날리는 시원한 케릭터이지요^^
요즘 미인들이 선호하는 V자 라인이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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